땅거미가 질 무렵 우린 예정했던 캠프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 캠프장은 노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다가서자 반갑게 맞이 하여 주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오토캠핑 중인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캠프장을 기점으로 움직이기로 계획했던 대로 되어서 기뻤다.
저니 : “1박에 얼마에요?”
할아버지 : “자전거라면 1인당 2,500엔이야”
우리는 어제와 비교하면 너무나 큰 차이에 입이 벌어졌다.
일단 날도 어둡기도 하고 해서, 여기서 최대한 깍아봐야겠다고 생각한 저니는 사정해 보았다.
저니 : “저희가 신혼여행으로 자전거여행중인데 좀 싸게 안될까요?”
할아버지 : (할머니랑 이야기하시더니) “그렇다면 1인당 2,200엔”
저니 : “어제 하마마츠에서는 800엔에 머무를 수 있었는데요..., 저희는 전기도 안쓰고 텐트만 치고 잠만 자고 갈려는데... 어떻게 좀 안 될까요?”
할아버지 : “그 가격이면 거긴 공영인거고, 여긴 민영이라 그럴 수 없어. 나도 먹고 살아야지 원~”
어제 캠프장과 비교를 해서 기분이 나빴던 모양인지 그 이후로는 우리를 받아드릴 수 없다는 자세로 나왔다. 여행자이고 캠프장에 대한 정보도 없었던 터라 모르고 그런 것인데 좀 매정하게 말을 해버리니 속이 상했다. 마음 같아선 한마디 해주고 나오고 싶었지만 이해 안되는 것도 아니었기에 관두었다.
결국 우리는 노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이 빠진 탓일까 갑자기 돌아갈 집 없는 고아가 된 기분에 힘도 없는데 배도 고파왔다. 일단 저녁을 먹은 후에 생각하기로 하고 주변에 둘러 보면서 숙소나 식당을 찾기로 했다. 이곳 해수욕장 같은 데 주변은 너무 가게가 없다. 선택의 여지 없이 우리는 가장 가까운 소바가게에서 소바를 시켜먹었다. 소바 한 젖가락 입에 넣는 순간, 아까의 일들은 잊고 우리는 기분이 좋아졌다. 일이 안 풀리거나 안 된다고 해서 그 일만 걱정해서 될 일도 아니기도 하지만, 배가 고픈 일은 정말 안될 일이다. 가장 나쁜 것은 “배가 고픈 것과 혼자 있는 것”이니깐.
소박한 소바로 배를 채운 우리는 주변에 민박 가격을 알아보기로 했다. 식당을 찾는 동안 지난친 몇몇 가게들이 보았기 때문이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역시나 가격도 만만치 않았지만, 남는 방도 없는 상태였다. 우리는 해안가 주변에 나무 아래 사람이 너무 없어 한적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북적이지도 않는 적당한 곳을 찾아 텐트를 쳤다. 물론 공중 화장실이 가까운 곳으로 잡았다. 이미 완전히 어두운 늦은 저녁이기에 자전거 라이트를 이용해서 적당히 텐트를 쳤다.
샤워는 할 수 없었기에 화장실에서 간단히 세수와 손, 발을 씻고 양치질을 했다. 습도가 높은 편이라 잠자기에 몸이 찝찝했다. 쿄-토에서 사 둔 베이비 파우더를 몸에 바르고 나서야 우리는 잠들 수 있었다.
해수욕장이라고 하지만, 저녁8시를 넘기면 모래사장은 완전히 사람들의 모습을 감추었다.
내가 알던 해수욕장의 모습과는 달랐다. 간혹 폭죽을 터트리던 아이들의 모습은 9시를 넘기자 잠잠해졌다.
자기전에 우리는 캠프장 관리인에게 감사했다. 덕분에 공짜로 묵을 수 있게 되었다고. |
쿠로이와 가족분들 궁금하다... 명함드린건 갖고 계실까? 영문 버젼 작업 슬 시작해야겠다.
사설 캠핑장의 좋지 않은 기억은 다행히 다음날 바로 지워져 버려 다행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