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Article Info
|
|
Sharing
|
오늘 안으로 땅끝마을에 도달할 수 있을 거 같다...
물론 날씨만 도와준다면 말이다.
흙받이가 없는 우리 자전거는 흙탕물을 지나치기라도 하면 얼굴이고 등이고 다 튀어버려 옷을 다 버린다.
처음 자전거를 구입해오던 그 날도 비가 내렸다.
그때 당시 이 모델이 남아 있던 곳이 별로 없었던 터라 여러모로 수소문 한 끝에 중랑구(우리집에서 전철로 1시간)의 한 자전거 샵을 발견하고,
비를 맞아가며 한강 자전거 도로를 2시간 넘게 달리며 호된 신고식을 한 녀석들이다.
간밤에 주차장을 가득 채웠던 차들은 온데 간데 없다.
어제 나름 고생한 탓에 아직 피로가 조금 남아 있었지만, 아침 날씨는 무척 맑다...
(아침의 날씨를 봤을 때 오후에 비가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출발전에 숙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또 하루를 시작한다.
이제는 제법 익숙한 생활패턴이 되었다.
아침 라이딩은 태양의 열기가 아직 닿지 않았기에 너무 좋다...
방파제 위를 달리면서 라이딩 샷도 찍어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함께 한다..
이제 영암을 벗어나, 해남에 들어섰는데...
해남에서도 땅끝마을은 거의 끝이긴 하지만 이대로라면 오늘 저녁쯤에는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도에 희미한 군도와 지방도를 따라서 자주 지도를 펼쳐보게 되었다.
어느샌가 검은 먹구름들이 우리 머리 위에 있었다..
아침에 그렇게 맑았나 싶을 정도로 순식간이었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제법 큰 비가 내릴 것 같다...
비를 피할 곳을 찾아야 겠다....
언덕을 넘어갈 때쯤 보이는 원두막이 보였다....
다행이다...
금방지나가는 소나기려니 생각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내린다....
바람이 불어서 원두막 안까지 젖어온다...
온기를 점점 잃은 우리는 몸이 추워진다.
긴팔과 긴바지를 내 것을 챙겼으나, 스테이시 것은 챙기지 못했기에 스테이시에게 옷을 입혀주었다.
나는?
김장 봉투에 구멍을 내고 머리만 내민채 체온을 유지했다...
(비닐하우스의 보온효과?)
한 시간을 더 기다려도 계속 비가 내린다면, 어쩔 수 없이 그냥 라이딩 하기로 마음 먹었다.
둘이서 우수깡스러운 모습으로 비가 퍼붓는 시골전원을 감상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태양이 내려 쬐면 내려 쬐는대로...
그 변화 무쌍함을 받아드리고 있다....
빗발이 조금 줄어들었다....
더는 지체할 수 없기에 간단히 칼로리 식품을 하나 먹고서 출발한다.
조금 달리다 보니, 비가 그쳤다...
다행이다....
도로 옆으로 보이는 넓은 갯발...
우리가 달리면 갯벌에서 무언가가 바쁘게 사라진다..
그 개체수가 엄청나서 장관이다.
갯벌에 작은 게들이 밖에 있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자전거의 흐름에 따라 사라진다...
망원렌즈가 없어서 조금 아쉽다. ㅎㅎ
비를 기다리는데 시간 지체가 있었던 터라...
많이 늦어지긴 했다...
여행의 마지막을 다가오는 우리는...
자전거 여행에 대해서 아름다운 낭만만을 꿈꾸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물론 달리는 그 자체도 좋지만,
이런 저런 지역의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다니고 싶었던 상상이 없지 않았던 것이니깐...
결과적으로는 열심히 달린 격이다...
우리는 살면서 목적... 아니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간다...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 보려 하지 않고,
의당 자신을 기준으로 이해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세월이 지나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 사람들은 자신을 뒤돌아본다..
그리고 얼마나 자신이 놓친 것에 대한 후회를 한다.
"당신을 위해서 그랬어..." 라는
대사는 삼류배우에게 줘버리자....
목표는 달성해야지만 그 존재 가치가 빛나는 것이지만...
결과만을 생각하고 맹목적으로 다가가지 말자..
오늘 하루가 당신을 위한 선물이니깐...
목표를 이루기위해 조금은 늦어질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를 만끽하자!
(개인적으로 느끼는 그냥 개똥철학입니다. )
땅끝을 8 Km를 남겨두고 땅거미가 내려온다.
우리의 평균속도 14km 정도니깐 30분정도 안에 도달 할 수 있으리라...
이정표에서 보듯이 땅끝은 8km지만 땅끝마을이 아니었다...
결국 우리는 완전히 어두워지고 목적지를 눈 앞에 두고 내일 목적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래서 도착한 곳이 해남 송호해수욕장이었다.
아직 성수기 시즌이라 해수욕장 주변 시세가 높다...
비도 맞고 해서 오늘은 샤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곳은 대천해수욕장처럼 샤워시설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일단 민박집을 찾아보기로 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결국 어떤 할머니와 2만원에 협의하고 방을 얻었다...
싼게 비지떡(사실 결코 싼 가격은 아니다. 성수기라 어쩔 수 없구나..)이라는 생각이 드는 방이다.
민박방은 그럭저럭 시설이 좋은 것들인데...
우리는 그 할머니의 며느리집에 쓰지 않는 방을 내어 준것이다.
그래서 화장실이 딸려 있는 형식이 아니라 마당에 있는 것을 이용해야되서 여간 불편했다...
피곤하기도 했고, 여름이라 따뜻한 물이 아니라도 씻을 수 있는 것에 만족했다.
그래도 만족하기로 했다...
(대신 물 많이 썼다. -0- )
정리가 좀 된 후, 통닭과 맥주를 먹으면서 오늘 하루를 정리했다.

오늘 주행거리 : 71.47 Km
오늘 사용금액 : 47,100 Won
![]() | 디자인과 개발 경험을 토대로 현재 UX와 UI에 대해서 연구중입니다. 농업기술과 IT기술의 융화를 고민하며 자전거 세계일주를 계획중입니다. |

| 목록 | 쓰기 |
| 목록 | 쓰기 |
|
<
1
2
3
>
|
|
|
|
느리게 가거나.
길을 잘못 드는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다는 현재가 중요합니다.
열심히 달리는 모습이 진하게 느겨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