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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텐트 야영에 비까지 겹쳐 잠을 설치긴 했지만, 상쾌한 기분이었다.
해수욕장 주변이라 그런 것인지 아침 일찍 오픈한 가게가 없어서 편의점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기로 했다.
짐을 다 꾸리고 해수욕장 앞에서 삼각김밥을 먹고 있다.
어제와 달리 한산한 해수욕장의 모습과 쓰레기들...
그리고 그것을 치우는 사람....
술에 취해서 혼자 잠들어 버린 취객은 아직도 남겨져 있다.
걱정스런 모습에 잠시 뒤 해안경비를 보는 듯한 젊은 친구들이 여기저기 연락하더니 데리고 간다.
어제부터 심하게 자전거 안장통이 왔다.
자전거 안장통은 자전거를 오랜시간 타다보면 다리가랑이 사이로 통증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 여행 내내 고통이었다...
(계속 타다보면 괜찮아져요~ -ㅅ-)
간단히 자전거 안장에 담요와 주머니과 수건으로 안장에 보강을 했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지도에서 보니 곧게 뻗은 길이 있다.
남포방조제를 따라 난 길로 꽤 곧은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우리는 망설임 없이...
그 길을 선택했다.
차도 별로 없어서 자전거 타기에도 참 좋았다....
오늘은 날씨가 흐린 탓에 자전거 타기에 최적이기도 했고, 길도 좋은 기분은 UP! UP!
3일째, 우리는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 일이 많다...
가끔은 차가 없으면 둘이서 나란히 달리기도 해본다...
네비게이션이 없기에 지도 한권과 도로의 이정표만이 우리를 이끌어 준다.
한적한 시골길에서 페달질이 힘들지만, 상쾌한 여유를 받아드린다...
느림의 미학...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느낄 수 없던 아름다움...그리고 상쾌함...
느리게 다가오는 이정표의 글씨 외에 여백의 잡티까지도 볼 수 있고,
자전거 시야에 바닥에 개구리나 메뚜기들의 모습까지도....
걸음보다는 빠르게...
자동차보다는 느리게...
인간힘만으로 달릴 수 있는 자전거 여행은 그래서 좋다...
예전에는 물을 살 이유가 없었다...
예전이라고 하면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때(90년대초반) 이야기이다.
그때만 해서 생수나 물을 수퍼에서 판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정말 나중에 공기를 파는 일이 없을 법한가?)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정말 많은 물을 먹는다...
특히나 우리처럼 여름에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매번 사먹기에는 부담되기도 하고, 또는 사먹을려고 해도 수퍼마켓 뿐만 아니라 구멍가게 조차도
한동안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국내 여행도 이런데, 땅 넓은 나라에서 여행을 할땐 정말 난감할 것이다.)
그래서 누가 지나가다가 물이라도 주면 정말 너무 고마운 일이다.
조금 헷갈리는 갈래길이 나와 지도를 살펴보고, 방향을 잡았다.
갈림길 가운데 있는 주유소에서 물을 좀 얻어왔다....
주유소 아저씨분들 감사합니다 ! !
(가끔 짜증내는 분들도 있다. ㅋ)
한참을 더 달려 도달한 곳에 수퍼마켓이 나타났다.
잠시 가게 안에 에어컨 바람도 쐬고 이온음료와 바나나를 샀다.
(바나나를 자전에 패니어에 싣고 다니면서 잠시 쉴 때마다 하나씩 먹기로 했다.)
바나나 참 좋은 아이템이다. 먹기도 좋을 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다.
또 이런 저런 미안한 일이 생기거나 고마운 마음을 전할 때도 요긴하다...
(어릴 때 바나나는 정말 비싼 과일이어서 특별한 날 아니면 정말 먹기 힘든 것이었는데 말이다.)
한참을 달려 금강하구둑을 지난다....
멀리까지 쭉 뻗은 도로를 보면 마음까지 시원해 진다.
이 하구둑을 지나면 이제 전라도다! 벌써 목적지까지 다 온 것 같다....
하구뚝 가기전까지 꽤 넓은 도로에 자전거 도로도 있는데...
생각보다 우리나라는 자전거도로가 많다...
특히 서울에는 자전거 도로가 많은데...
실제로 자전거를 타보면 정말 자전거 도로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ㅅ-
하구뚝 가는 길에 있는 자전거 길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무엇이 문제냐 하면, 인도와 겸용인것도 문제지만 자전거길이라고 나 있는 길에 가로수가 떡하니 있으니...
이건 달리라고 만든 도로인건지...
나만 그런 것인지 모르나 아까운 예산만 낭비한다는 느낌이 안 들 수 없다.
물론 이 이전에 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문제겠지만...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제일 많이 이슈화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니...
어서 제대로 된 법과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하구둑을 지나 한참을 달리다가 또 길을 좀 헤매었는데...
지도상의 길을 보면 이 도로 외에 없다...
하지만...
자동차 전용도로 표시....
갈 수가 없다.
나도 차를 몰고 다니 땐 운전자의 입장이지만,
갓 길에서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달리면 일단 경계하는 게 사실이기도 하고...
자전거 입장에서도 차가 생생 달리는 갓길을 달리고 싶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갓길이 넓고 쭉 뻗은 도로가 아쉽다...
한참 우회도로를 찾고 열심히 달려서 우리는 김제에 도착했다.
이미 해는 지고 어둠이 찾아온 후였다.
급하게 숙소를 잡았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 소식도 있다.
간단히 여장을 풀고 저녁으로 황태찜을 먹었는데...
아...너무 맛있다...
정말 자전거 여행의 또 한가지 묘미는 무엇을 먹어도 맛있다는 표현밖에 못하게 만든다...
근데 여기 황태찜 차로 왔어도 맛있을 것 같다.
(아직 객관적이지 못하기에 다음에 다시 찾아가면 자세히 안내할께요 ㅎㅎ)
그 가게에 나이 드신 아주머니라고 하기엔 조금 더 들어보이시는 주인과 초등학생은 되어 보이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 장애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게에서 아주머니의 일을 돕고 있었다....
덕분에 요리가 늦게 나오긴 했지만, 정말 맛났다....
다음에 김제에 오면 다시 찾기로 마음먹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약국을 들러 파스 몇가지를 샀다.
이제 조금씩 피로가 알게 모르게 누적 되는 탓일까?
근육이 뭉치는 곳도 있다. 서로 자기전에 안마도 해주고 했는데도 그때뿐이다.
일기예보에서 내일 비가 온다고 했다.
우리는 우천에는 전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임시방편으로 김장용 비닐봉투를 한뭉치 사두었다.
내일 아침 날씨를 봐서 짐들을 그 봉투로 싸 볼 요량이었다..
오늘도 피곤한 하루였지만, 몸은 이제 조금씩 자전거 여행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자전거여행을 하면 좋은 점을 잠깐 정리하면?
1. 먹는 것들이 모두 맛있다.
2. 잠을 잘 잘 수 있다. ㅎㅎ

오늘 주행거리 : 74.28 km
오늘 사용금액 : 95,600 Won
![]() | 디자인과 개발 경험을 토대로 현재 UX와 UI에 대해서 연구중입니다. 농업기술과 IT기술의 융화를 고민하며 자전거 세계일주를 계획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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