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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먼저 떠났을 뿐이다.... '
자전거 여행을 하는 어떤이의 한마디 말이었다.

그 한마디 말에서 나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자신의 삶 속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다시 말해 자신을 잡고 있는 미련들을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어떠한 이유든지간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하필 자전거인가...?
이 질문은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던 화창한 여름날의 아침에는 하지 않았다.
그냥 자전거를 타고 싶었고, 그냥 떠나고 싶었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왜 자전거인가는 여행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자.


page20080810_01.JPG

전날까지도 나는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사실 너무 아파서 여름휴가를 반납할 생각이었다.
전날 한의원에서 침을 맞았는데, 나는 기가 넘쳐서 방출하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해가 된단다 -ㅅ-)a 응?
사진을 보시다시피 난 말랐는데, 마른거와는 상관없나보다...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특제 패니어백에 짐들을 넣기 전에 한 컷 찍어보았다.

화창한 여름아침,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어제보다는 몸 상태가 조금은 나아 여행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출발 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어머니가 미래의 며느리가 될 스테이시와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어머니에게 기념사진 좀 찍어 달라 부탁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신도림 역까지...잠시 우리동네 자전거길을 따라 달렸다....


page20080810_02.JPG

우리는 둘 다 직장을 다니고 있기에 여름휴가라는 짧은 기간에 다녀야하기도 하고,
스테이시와 함께 하는 길이라 하루에 달릴 수 있는 거리를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다른 자전거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보면 통상 건장한 남자가 평균 하루에 100km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우리는 70km정도로 계산을 했다.
 "서울-해남 땅끝마을" 의 거리는 대략 450~500km, 계산상으로 어렴풋이 맞을 거 같지만,
내 경험상으로도 예상치 못한 일로 지체되는 경우가 허다 했기 때문에 천안에서 출발하기도 했다.
물론 천안에서 출발하는 이유는 한가지 더 있다.
복잡한 서울에서 천안정도까지 거리는 도심을 거쳐지나야되기 때문에 신호와 매연등으로
유쾌한 기분으로 달릴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기 때문이다.

신도림에서 1호선을 타고 천안까지 가기 위해, 미리 준비해둔 자전거 가방에 바퀴를 분해하고 집어 넣었다.
우리의 이공이와 삼공이도 꽤 가벼운 자전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들고 이동을 하려니 여간 지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자전거외에 짐들도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어깨엔 살짝 멍이 들었다. ㅠㅠ
남자인 나도 힘든데...
스테이시는.....

잘 든다...심지어 웃는다..
응? -ㅅ-)a

드디어 우릴 실은 열차가 달리고 자리에 앉고서야 한 숨을 쉰다.
한바탕 씨름한 뒤라...출발할때 언제 아팠나싶다 -ㅅ-


page20080810_03.JPG

천안역에 도착했다.
계단으로 오를 수 없어 엘레베이터를 이용해 올라가고 개찰구를 빠져나가 조립하기 시작했다.
같이 하나씩 빼서 자전거 조립을 했다.
다 조립하고 상태 점검하고 짐들도 패니어에 실었다.


page20080810_04.JPG

지상으로 내려와서 기념사진 한 컷씩 찍었다.
이제 출발이다.

"꼬르륵~"

이 소리는 금강산보기 전에 나는 소리가 아니던가?
천안에 왔으니 천안의 명물인 호도과자를 먹고 가기로 했다.
사실 명물이어서도 있지만, 역 주변에 김밥집외에 딱히 먹을 곳이 없었다.

그래도 요녀석 맛나네! 호도과자 맛난다.


page20080810_05.JPG

첫날이기도 하고, 오전에 전철에서 자전거 분해와 조립 이동으로 상당히 힘을 뺀 상태이다.
그래서 오늘은 적당히 쉬면서 달리기로 하고 목적지도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잡았다.
예산 도고 온천까지로 가기로 했다.

여름이다....
정말 덥다....
숨이 목에 차오른다.

가장 뜨거운 2~4시에는 달리지 말자고 사전 약속을 했다.
(몇일후엔 이 시간에 미친듯이 달렸지만 -ㅅ-)
쉬자 -ㅅ-;
KTX 고가철로 밑에서 쉰다.
잠깐 잠도 들었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는 데, 뜨거운 열기는 미친듯이 더해간다.

다시 출발한다.

"영차..."

조금 달리다 보니, 아까 먹은 호두과자는 어디로 사라진거니?
배가 고프다.
눈 앞에 보이는 "이마트"
참새가 방앗간을 지날 칠 수 없다는 듯이 우리는 냉큼 들었갔다.
사실 화장실도 조금 급했다. 쿠쿠...
이마트의 문이 열리니, 에어콘의 미친듯이 시원한 바람이 내 몸을 강타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속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자면, 전 세계의 냉장고를 한번에 열어둔 그런 느낌이었다.

화장실을 다녀온 나는 스테이시에게...
"시원하니깐, X도 시원하게 잘 나오는 것 같아, 막힘이 없어. 헤헤"

홀로 남겨진 이 느낌. 그렇다...
스테이시는 식료품 매장으로 사라졌다 -ㅅ-)a

우리는 간단히 식료품 매장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출발했다.


page20080810_06.JPG

조금 달릴만하다 싶으면 나타나는 것은
"오르막 길"
첫날에 더위에, 저질 체력에, 오르막은 죽음이구나...
터벅터벅 걸어가기로 한다.

예산은 17km 남았다.

땅거미가 질 무렵, 그리고 내리막길...
자전거의 속도계는 가볍게 40km를 넘긴다.
시원한 바람이 나의 몸의 땀들을 씻겨낸다.

우리는 이렇게 첫 날 목적지인 도고 온천의 한 숙소에 도착했다.


map01_20080810.jpg


오늘 주행거리 : 43.19 km
오늘 사용금액 : 81,200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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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개발 경험을 토대로 현재 UX와 UI에 대해서 연구중입니다. 농업기술과 IT기술의 융화를 고민하며 자전거 세계일주를 계획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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